몽테크리스토 백작
모님께서 최근 재독중이신듯 합니다.
덕택에 이년 쯤 전에 영화화된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봤던게 생각 나더군요.





단테스와 페르난은 절친한 사이입니다. 시꺼먼 사내들만 모여서 생활해야하는 선상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있었길래 귀족과 평민이 그렇게 절친한지 모르겠지만 여튼 둘은 같은 선실(!!)을 쓰고 비밀을 공유하는 죽마고우 사이죠.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몰라도 배신은 갑자기 일어납니다.


모함당한 단테스는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 페르난에게 달려가죠. 페르난은 단테스가 왔다는 하인의 전갈에 셔츠 단추도 제대로 못채운 모습으로 발딱 일어나 달려옵니다.
"나를 믿어. 꼭 도와줄께."
라고 톡톡 등을 두드려 준 직후 가장 잔인한 배신이 눈앞에서 이뤄집니다.
왜냐고 묻는 단테스의 절규에 그는 정말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말하죠.


"...복잡한 문제야."


니가 너무 잘나가는게 배아프고 주변 사람들이 다 너만 좋아하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너한테 이쁘장한 약혼녀가 있어서 너만 재미보는 것도 맘에 안든다는 말을 일축하기에 복잡은 참 좋은 단업니다.


배신감에 치 떨며 끌려 나가는 단테스에게 페르난은 체스판에 널려 있는 말들 중 비숍을 집어서 그의 셔츠 주머니에 찔러 넣습니다. (그 둘은 함께 체스두길 즐겨했었죠.;)




"우리의 추억을 기억하게, 친구."

(저 위의 이미지가 바로 이 상황입니다.; 잘 몰라보시겠지만 단테스역은 짐 카비젤이예요;)











....저게 뭐하자는 플레일까요?;


저 페르난 이란 애의 사고는 당췌 알수가 없습니다. 원작을 제대로 따라 갔으면 차라리 성공을 위해 배신했다고나 믿기죠.; 이 남자 단테스 잃은 후에 하는 삽질은 가관도 아닙니다. 죽마고우를 배신해 가면서 빼앗은 마누라와는 잘지내기는 커녕 빼앗은 이후 제대로 친밀관계조차 쌓지 못해서 서로 냉담한 관계질 않나, 단 한명 태어난 독자라는건 단테스 아들내미기나 하고 18년 넘게 아버지라고 노릇하며 밑천 딱아 넣어 키웠건만 자기 보다 한번 위험에서 구해준 돈많은 백작을 더 신뢰하는 듯합니다. 마을에서 나름대로 쌓고 있던 인심은 다 잃었는지 도시로 나와서 삽질하고 있는데 정말로 보기 딱할 정돕디다.;





여튼, 영화의 페르난은 정말 단테스와 함께 인생 말아먹힌 인간의 대표격인 인물입니다. 딴놈들은 단테스 팔아먹은 덕에 잠시나마 복락을 누렸건만 저 남자는 친구를 배신하고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 거예요.;; 보고 있으면서 참 안됐구나 싶더이다. 그래서 막판에 단테스와 결투하고 죽어 버리는 끝에서 그전까지는 술과 권태에 찌들려 멍하고 공허해 보이던 그가 독기 가득하게 생생해진걸 보고는 매우 씁쓸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주인공의 무적 히어로 삘과 막판의 그 어이없는 해피엔딩삘만 조금 제하면 나름대로 좋은 영화였죠...




어찌되엇건 피카레스크 로망이란건 정말 완벽하게 취향이라서요.;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정말 멋진 책이죠. (실은 삼총사 쪽이 훨씬더 취향이긴 하지만요.)

by 로날드팬드래건 | 2004/07/18 18:24 | 9인종의 번뇌-동인토크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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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고래마왕 at 2004/07/19 15:02
비숍이 아니라 킹이었답니다아~ >.<; 최근에서야 봤거든요. 사실 저 영화보고 나이트양이랑 이야기하다가 '엥? 무슨 소리야 그것이?'란 말이 너무 자주나와서 당최 원 이야기가 뭐냐, 라는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거든요. (예, 재독이 아니라 초독입니다;;)

뒤마의 책은 어이없는 재미에 읽는다고 하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을 좋아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고래마왕 at 2004/07/19 15:03
맨 마지막 결투직전에 에드몽이 페르낭을 향해 외치는 말은 좋아합니다. 결국 그 기나긴 시간에 걸쳐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어도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것이 있구나 싶어서요.

'그러고서도 감히 내 친구를 자처해?'
'우린 친구였었어.'
(여기서 분노의 칼질 한번;)
'날 지옥에 보내놓고도?!'
Commented by 로날드팬드래건 at 2004/07/20 12:45
...두분은 좋겠습니다. 같이 영화도 자주 보러가고...ㅠ.ㅠ

킹이었군요.; 한번 그것도 비디오로 봐서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하필 그 때 가이피어스가 나오는 영화만 두개 연달아 보기도 했었죠.; 이 남자 타임머신에선 주인공으로,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선 페르난으로 나왔어요.; 두 역에서 이미지 갭이 꽤 큰 바람에 정신 없음.;)
막판의 대사 좋죠.,; 좀 매우 악에 받친듯한 페르난이었지만.;
Commented by 고래마왕 at 2004/07/21 17:36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맛만 봤던 짐 카비젤의 미모를 풀로 구경할 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좋았어요. >.<;; 이거 보고 나서 원작을 봤더니 페르낭이 비중이 하나도 없더군요. 세상에, 빌포르보다도 없다니; 몇몇 부분은 원작이 낫고 (그 치밀하고 조밀하고 쪼잔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계획한 복수; 와아, 남자의 원한도 무섭구나 싶었음;) 어떤 부분은 영화가 낫더군요. 특히 집사 캐릭터가 훨씬 귀여웠던 거. (어이;)
Commented by 로날드팬드래건 at 2004/07/21 23:58
쟈코포 였나 쟈포코였나 그 사람 말씀이군요. 영화에서 오지랖ㄴ럽게도 주인님 연애사에 다리 놓는거 귀엽더군요.^^
Commented by masa at 2004/10/10 00:06
링크..해도 될까요. (^^) => 벌써 해버리고 허락 구하는 얌체;

열심히 하고 있네요. 역시나 깊은 세계란 느낌..웅..본받고 싶어라.
Commented by 로날드팬드래건 at 2004/10/23 22:41
컥 미안해요~ 저도 댁에 찾아갔어요...ㅠ.ㅠ
Commented by masa at 2004/10/24 23:55
어제군요..^^ 찾아왔단 사실 알곤 안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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